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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없음2012/04/05 10:29

 

 

일시 : 4/3(화)~4/6(금) 19:30 

장소 :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

  

음악과 낭만이 흐르는 봄

푸치니가 남긴 가장 아름다운 오페라 '라 보엠'

낭만의 도시 파리에서 펼쳐지는 사랑의 노래

국립오페라단 50주년을 맞아 기획된 공연

정명훈의 지휘로 만나는 4월의 라 보엠

윗층 로돌프와 아래층 미미의 러브스토리

이탈리아의 작곡가 G.푸치니의 오페라

전 4막. 앙리 뮈르제의 소설을 각색 G.자코사와 L.일리카의 합작 대본

1896년 2월 토리노의 테아트로 레조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보헤미안이라는 뜻의 라보엠(La Boheme)

철학과 예술을 노래하는 네 남자의 우정과 폐결핵에 걸린 여인과의 사랑을 노래한다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을 가득메운 공연장

 역시 정명훈의 지휘가 초유의 관심거리였다

1막 만남의 장면 후 '부라보~'라는 환호가 여기저기 터져나왔다

개인적으로 1막에서 2막으로 넘어가는 세트장의 변신이 인상적이었다

작고 협소한 공간을 최대한 활용해 유동적인 세트장을 연출하였다

인형의 집처럼 분리되는 집을 설치한 연출가 마르코 간다니에게 존경을 표한다

원작은 크리스마스 배경이지만, 4월이라는 대사를 적절히 이입해 봄 분위기를 연출한다

 미미는 4월의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이런 대사를 남긴다

 

"4월의 따뜻한 첫 맞춤은 저의 것이에요. 4월의 첫 햇살은 저의 것이에요"

 

1막에서 그것은 아름다운 봄의 낭만, 사랑이 가져오는 싱그러움과 설레임을 대신한다

4막에서 그것은 로돌프와 봄을 맞이하고 싶지만 죽음을 앞둔 미미의 비애를 표현한다

 

 

푸치니의 가장 아름다운 음악이라고 할 수 있는 로돌프의 노래'그대의 찬 손'이 멤돈다

듣기> http://blog.daum.net/okbon/765?srchid=BR1http://blog.daum.net/okbon/765

 

 

그대의 찬 손 (Che gelida manina) - 라 보엠 中

 

 

그대의 차가운손 내 손으로 따뜻하게 하고 싶어요

지금은 어두워서 열쇠를 찾기 어려워요

다행이 조금 있으면 밝은 달님이 떠 올라올 거예요
잠깐 기다려 줘요 그 동안 내가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사는지 이야기 해 드릴게요
나는 시인입니다

가난하지만 글을 쓰는 기쁨으로 살아요
아름다운 이야기와 음률 속에서 행복해요
상상 속에서는 나는 백만장자 가 됩니다
그런데 당신이 저 문으로 들어오는 순간
나의 자랑인 나의 선율 이야기의 보석을
당신의 아름다운 두 눈이 모두 훔쳐가버렸어요
내 보물을 모두 잃어 버렸지만
난 하나도 아쉽지 않아요
보물이 있던 자리에
당신을 향한 사랑의 희망이 대신 타오르고 있기 때문이죠
내 이야기를 하였으니
이제는 당신의 이야길 들려줘요
부탁해요

 

 

Posted by eunjung
분류없음2012/01/05 09:00

통일 가상 시나리오

2012년 새해가 밝았다

불현듯 설레임이 시작된다

새해 아침 펼쳐든 경제지에서 이런 기사를 읽었다


세계경제 회복은 기약이 없고 정치는 요동친다. 대만(1월)을 시작으로 러시아(3월) 프랑스(4월) 인도(7월) 중국(10월) 미국(11월) 한국(12월) 등이 새 지도자를 선출한다. 모두 58개국이나 된다. 올해는 세계적인 정치의 해, 선거의 해, 선택의 해다. 경제도 대전환기다. 이 난국을 통과하면 새로운 패러다임이 열릴 것이다. 낡은 질서는 도전받지만 새 질서는 여전히 혼돈이다. 대선거의 해를 맞아 궤변과 허위가 넘쳐날 것이다. 전 지구적 리더십의 위기요, 격동기다. 포퓰리즘이 기존 정치를 무너뜨리고 광장이 밀실을 밀어젖히는 미증유의 상황이다. 안개가 자욱할수록 나침반이 있어야 하고 바다가 넓을수록 캠퍼스가 필요하다. 위기를 틈타 온갖 종류의 오도된 사상들이 넘쳐 흐르는 것을 경계하자. [한국경제 2012.1.2]


그래서 오도된, 그리고 조금은 과장된 상상의 나래를 펼쳐봤다

정세, 사회 저변이 생동감있는 변화의 분위기를 연출한다

매우 흥미로운 광경들을 몸소 체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있다

하나의 중대한 사건이 얼마전 일어났다


김정일의 죽음

 

김정일의 시신을 보며 눈물 흘리는 아들 김정은을 보며

30살에 세계의 왕따 국가를 통치하게된 동갑내기 김정은이 어쩐지 측은해보였다

한편으로는 젊은 나이에 한 국가와 절대권력을 유산으로 받는것이 부럽기도 했다

그리고 북한이 붕괴되거나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에 대하여 생각해봤다

통일부 아무개 실장의 말에 따르면 통일은 빗겨갈 수 없는 과제이다

그가 말한 그 과제가 어쩌면 속전속결로 해결될 수 있는 조짐이다

여차저차하여 통일이 이룩된다는 가정하에 상상을 시작해봤다

 

2012년 임기 막바지인 오바마와 이명박 정부가 통일을 원치는 않을 것이다

그들이 전쟁을 일으켜 통일을 늦추지 않는 이상 다음 주자에서는 이룩하게 될 것 같다

며칠전 통일부에서 발표한 남북협력기금계획을 보면 지난 5년간 중 최저치를 내보인다

통일할 생각 없다는거다. 설령 통일이 되더라도 국가예산을 투입할 여지가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면 통일에 대한 부담은 얼마간 남한의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천문학적 통일비용, 물가와 이자율 상승, 실업 증가 등이 한꺼번에 닥쳐올 것이다

의심하든 확신하든 그것은 일반인인 나조차 예측할 수 있는 위협감이다

유럽 악재로 불안한 세계경제 속에 한반도는 한번 더 휘청거리게 될 것이다

 

어떻게 하면 내가 더 잘 먹고 잘 살까? 라기 보다

어떻게 하면 이 세상에 적당히 끼워맞춰 살 수 있을까?

궁리하는 나같은 사람에게는 통일이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경제적 입지를 굳히는 기회로 볼 수도 있다

사회가 급변한 역사 속 전쟁과 정권교체 후에는 언제나 부의 이동이 있었다

부는 어떤 기회를 누가 언제 획득하느냐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요즘같이 견고하게 그것을 나누는 것이 어려운 속에서

통일은 부와 권력을 움직이는 힘이 될 수 있다

천재지변이나 통일같은 대사건은 대부분의 사람을 당황스럽게 한다

그 속에 폭풍의 눈을 가진 사람은 그것을 기회로 수용하여 역이용 한다

 

주변의 잘 나가는, 잘 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그러하다

정도라기보다 틈새라고 불리는 블루오션을 움켜쥐는 사람들 말이다

물 반 고기 반일 때 낚시질 잘 하는 사람이 높은 자리에 있는거 보면 이해된다

기회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알기위해 통일의 경제 변화를 생각해본다

 

통일을 생각해보기

 

통일이 개인이나 기업의 경제에 주는 변화는 두 가지 특징을 갖고 있다

 

통일의 특징

 

첫째, 그 영향이 국민 전체 및 산업 전반에 부정적이라는 점이다

따라서 뚜렷한 계획을 가지고 대응하지 않고 아무런 계획없이 가만히 있다가는

엄청남 불이익을 감수하게 된다

 

둘째, 1년이라는 짧은 기간에도 사회 및 경제 방향이 결정된다는 점이다

오랜 시간에 걸쳐 변화가 점진적으로 이루어진다면 사람들은 대응할 시간적 여유를 갖는다

하지만 모든 일이 아주 짧은 기간 내에 급격히 진행된다면 사전 준비없이는 다가오는 난제들을 헤쳐나가기가 매우 어려울 것이다

 

이런 점들로 미루어 볼 때 북한의 붕괴 또는 남북한의 통일은 그 영향의 규모와 성격면에서 큰 전쟁이나 미국의 대공황과 유사하다. 미국 대공황의 경우 피해가 순식간에 경제 전체로 번져나갔을 뿐 아니라 그 상처가 매우 심각하여 일부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자본주의의 종말이 마침내 시작되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하지만 자본주의가 무너지는 일은 없을 것이다. 세계가 그것을 너무 사랑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철저히 자본주의 논리에 맞춘 통일의 경제적 도약의 기회를 만들기 위해 통일이 주는 중요한 요인들을 살펴보겠다

 

통일의 변화 요인

 

첫째, 다수의 북한 주민이 직업을 찾기 위해 남한으로 밀려오고 이들은 취업의 기회가 많은 곳에서 기거한다. 근로자의 공급이 늘어나면서 남한의 인건비가 하락하여 기업이 부담하는 비용은 줄어드나 직업을 구하지 못한 일부 난민들에 의해 범죄가 증가하는 등 불안해진다.

 

둘째, 통일정부는 북한의 경쟁력을 향상시키고 난민의 이주를 축소시키기 위해 북한 지역의 도로, 항만, 철도 등 기간 시설과 공장의 현대화 등에 많은 돈을 투자한다.

 

셋째, 남한과 북한이 사용하고 있는 화폐를 통일하기 위해 북한 화폐의 교환 비율을 정한다. 소득 수준이 절대적으로 낮은 북한 주민의 불만을 해소하고 남한으로의 이주를 억제하기 위해 북한에 유리한 비율로 교환 비율이 정해질 것이다. 이에 따라 북한 주민의 구매력이 갑자기 증가하고, 통일정부의 부담이 증가한다.

 

넷째, 남한의 경제는 북한 특수와 인건비 하락에도 불구하고 막대한 통일 비용에 따른 세금 인상, 이자율 상승, 환율 상승 등으로 침체를 면하기 어렵다. 그 외에 정경 유착이 심해지고 범죄 증가 등 사회가 극도로 불안해질 것이다.

 

통일이후 없어지는 것과 생겨나는 것

 

우선 주식과 부동산의 초토화다. 하루 아침에 휴지조각이 될 가능성이 가장 큰 요소들이다. 국방부는 지금의 군사력을 현저하게 줄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직종에서 가장 먼저 없어질 것은 군사직과 행정공무원직이다. 해고된 군인 및 공무원들은 자신이 배운 기술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이 사라지고 산업체에서 필요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아 난민의 대열에 낄 확률이 높다. 동독의 경우를 보면 판.검사의 경우에도 절반이 난민이 되었다. 공무원이 아닌 회사원이라도 그 자리를 지키기는 어려울 것이다. 인건비 하락으로 자신의 연봉을 포기해야할 시기가 반드시 올 것이다. 스스로 변화하지 않으면 자리 하나나 부지 하기도 어려울 것이다. 수출 위주 산업은 원가 상승으로 위축되고 내수 위주 산업은 극명하게 희비가 나뉠 것이다. 생필품은 북한 주민들로부터의 수요 증가로 호조를 보이고 비생필품은 위축될 것이다. 수입 위주 산업은 환율 상승으로 원가가 동반 상승하여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에너지의 수요가 많아 전기, 석유 등의 값어치는 치솟게 될 것이며 확보 물량은 턱없이 부족할 것이다.

 

그럼 대체 무얼해야 하는가?

 

통일 이후 분명한 것은 대부분의 국민은 난민이 될 것이다. 그들의 자산은 대부분 무용지물이 될 것이며, 그것을 지켜나가던 방식은 위치재에 흔들리게 될 것이다. 그러니 그 난민이 무엇을 할 것인지, 무엇을 필요로 할 것인지, 그 속에서 어떻게 살아남을지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나는 이러한 상황들을 유리하게 이용할만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생각중이다.

참고로 나의 글은 어떠한 정치적 의도나 통일에 대한 염원이 아님을 밝혀둔다

난 변화하는 상에 숨죽이고 적당히 맞춰 살 궁리정도밖에 못하는 소시민일 뿐이다

지금까지는 뭘 좀 하려해도 하기 어렵고 뭘 좀 하려고 하면 통제되는 제한적 삶을 살아왔다

상상해 보자 통일 이후에 펼쳐질 스펙타클한 나날들을...

 

부의 이동,

신분 이동,

자원 확보,

통일 국어,

신 육아 정책,

 

새로운 것들, 상상할만한 것들, 살면서 한번쯤 겪으면 재밌을만한 것들,..

기대되는 2012년이다


Posted by eunjung
분류없음2011/06/15 10:44



"사람은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 두 부류로 나뉜다"라는 말

모두가 의심하지만 아무도 확신할 수 없는 그 얘기를 다룬 두 소설

공지영은 인간에 대한 '측은지심'이 강한 작가라고 생각한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세상이야 어떻든 내 알 바 아니다'라는 태도를 취하는 작가로 보인다.

하지만, 이 두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지켜본 바로 공통점이 무척 많다.

고요하지만 강력하게 삶의 모순과 세상의 비합리적 구조를 비판하는 예술가들이다.

그들의 작품이 출시와 동시에 품절 상태가 되는 것은 그 정신을 높이 사는 이들이 많아서일 것이다.


 

<도가니>_안개로 뒤덮인 이 세계의 축소판

 

책을 읽기 전 저자의 약력과 출간배경을 먼저 살피는 나로서는 작가의 의도에 관심이 갔다.

공지영이란 작가는 분명 큰 목소리로 외치고자 하는 목적이 있는 글을 써왔다.

언제나 약자의 편에 서왔던 작가의 작지만 어마어마한 파장을 일으키는 힘있는 글의 이유

이번 작품 집필의도는 한 신문기사의 짧은 한 줄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집행유예로 석방되는 그들의 가벼운 형량이 수화로 통역되는 순간 법정은 청각장애인들이 내는 알 수 없는 울부짖음으로 가득 찼다.'-본문 中


작가는 그 기사를 가볍게 스쳤을 뿐인데 가시에 찔린 듯 가슴이 아파왔다고 한다.

장애인을 둘러싼 법정소설의 형태를 지니고 있는 이번 작품을 보며 나 역시 참 따뜻했다.

인간 모두의 삶에 연민과 애정을 지니고 있는 작가 공지영은 사람을 위해 글을 쓴다.

동정은 자신이 더 우월함을 인정할 수 있는 위안이라고? 누군가는 얘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선한 마음이란 길러질 수 있다. 우리가 상실하고 있는게 무엇인지도 알아야한다.

그 선함을 전파시킬 줄 아는 작가 공지영은 이번에도 그 발을 내딛고 있는 것이다.

독자에게는 따끔한 지침, 경고성 글이 될 수도 있으니, 이런 종류의 글을 배타하는 분들에게는 감히 권장하지는 않겠다.
그러나 누구나 공감할 수 있으며, 누구나 양심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글임을 말하고 싶다.


 

<양을 쫓는 모험>_현대 사회의 인간성 상실에 대한 아름답고 슬픈 노래


 

목차만 봐도 내용 전반을 알 수 있는 요즘 책들에 비하면 이 책 참..무례하기 짝이 없다.



- 목차 -

열여섯 걸음 걷는 것에 대하여

실지렁이 우주란 무엇인가?

그녀는 솔티 독을 마시면서 파도 소리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대체 뭔가? 짐작조차 할 수 없는 외계어 같기만 하다.

주인공은 이름도 모른다. 그냥 '나'는 '그녀'와 양을 찾아 나서고, 양 박사를 만나고..어쩌고

그런 내용들이다. 추리소설 못지않게 많은 플롯으로 구성된 이 소설은 긴박하며 흥미롭다.

개인적 의견으로 <해리포터>시리즈 저만큼 가라 할 만큼 비현실적인 내용이다.

그리고 이 어이없는 픽션 속에 작가는 공지영과 같은 얘기를 하고 있다.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인간은 자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거대한 '손'의 지배를 받는다.
그건 권력일 수 있고 돈일 수 있고 규범일 수도 있으며, 그 힘에 짓눌린 나약하지만 가장 인간적인 모습을 이 작품에서 그렸다.
힘의 지배. 남성 작가여서인지 무라카미 하루키는 좀 더 구축적인 필체와 논리로 권력을 논한다.
<양을 쫓는 모험>을 시작으로 지금까지도 오로지 글로 세상의 헛점을 짚어내고 있다.
무척 일관성 있는 작가이다.

이미 전세계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는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난 철학가 정도로 느껴진다.

그의 글은 지나치리만큼 철학적이고 난해하다.

동시에 위트와 대중성을 지녀 인기가 있는 것이라고 여긴다.

아시아에 이만한 작가는 정말 드물다.

가능하다면 이 작가의 책은 모두 읽어보시길 바란다.

그래야 생을 통해 보여주는 작가의 발자취를 진정 받아들일 수 있다고나 할까?

실로 작가는 자신의 작품들을 어떤 연속성을 지니며 이어나가고 있다.

그래서 그 행보를 지켜보기란 더욱 흥미롭다.


<두 소설을 나를 한뼘 키워준 책으로 선정한 이유>


난 불의에 맞서고 싶은 사람은 아니다.
다만 여러 문화를 접하고 또한 살아가면서 불의에 맞서지 않고서는 살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나를 둘러싼 세계는 결국 한결같은 말을 하고 있다.
고민하지 않고서는 살아낼 수 있는 호락호락한 세상이 아니라는 것을
인간은 어쩌면 어떤 선택이나 판단을 해야할 수 밖에 없는 불운한 존재인지도 모른다.
이런 고민의 답은 나올런지도 의심스럽다. 난 이제 겨우 세상을 인식하는 눈을 가졌을 뿐
앞으로 100여년의 세상을 대하는 시각이 얼마나 달라질 수 있을지, 그것이 가능하기나 할지 알 수 없다.
그러나 분명 어제와 오늘의 내가 다르니 내일은 또 다른 나의 세계가 펼쳐질 것을 믿는다.
그리고 어제는 몰랐던 오늘의 것을 얘기해보겠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수많는 선택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어떤 사람이 되겠는가 결정하는 일일 것이다.



영국 시인 콸스는 이렇게 말했다.

"현명하게 세속적이어라. 세속적으로 현명하지 말고"


 

어른들 말치고 틀린 것이 없듯, 옛 선인들의 말치고, 특히 이렇게 기록으로 오래도록 남겨진 말치고 믿어 나쁠 것은 없다.
그리고 지금은 부정한다 할지라도 언젠가 살아가며 스스로 깨우치게 될 것들이다.
먼저 산 사람들이 그것을 깨우치는 시기를 좀 앞당겨서 덜 당황스럽게 살 수 있도록 고맙게도 지침을 내어준 것이라고 본다.
이 세상을 살아가려면 어쩔 수 없이 세속적이어야 하며, 사람들은 모두 세속적 성공을 열망한다.
사람이 사회를 이루어 살기 시작한 뒤 사회적 위계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들은 생계에서 유리했고 낮은 자리를 차지한 사람들은 불리했다.
선과 악을 구분지으려는게 아니다. 역사가 보여주는 그대로 말하는 것이다.
국가가 왜 존재하고, 통치자는 왜 있으며, 전쟁은 왜 일어나겠는가? 세상은 그런 것이다.
유기체들의 목표가 성공적 생을 사는 것이고, 삶에서 사회적 위치가 결정적으로 중요하므로 사회적 자리 다툼은 늘 치열하다.
다른 편으로는 우리는 모두 세속적 성공에 대해 약간의 그러나 진정한 경멸을 품는다.
세속적 성공의 전형인 정치가들은 부러움을 많이 사지만 존경은 별로 받지 못한다.
가난한 예술가가 되라고 자식에게 권하는 부모는 없지만 모두 가난한 예술가들을 높이 평가한다.
그런 사정의 큰 부분은 세속적 성공의 대상인 '사회적 위계에서의 높은 자리들'이 본질적으로 '위치재(position goods)'라는 사실에서 나온다.  
위치재는 가치의 큰 부분이 특수한 위치 덕분에 생긴 재화를 가리킨다.
모든 면들에서 똑같은 땅인데, 한 곳에 지하철 역이 생기면, 다른 곳들보다 가치가 부쩍 높아진다.
진품들도 짝퉁들에 대해 그런 이점을 누린다. 사회적 위계에서 높은 자리들은 전형적 위치재들이다.
위치재의 본질적 특질은 더 생산될 수 없고 재분배될 수만 있다는 것이다.
높은 자리들이나 훈장들을 더 만들 수 없는 것이 더 만들면 가치가 희석되어 가치의 재분배가 이루어질 따름이기 때문이다.


화제였던 드라마 <선덕여왕>에서 미실이 말하지 않는가?

"통치하는 자는 통치받는 자를 통해 존속한다"


모두 귀족인 사회에서 귀족의 가치는 거의 없다.
그런데 이 위치재들에 대한 치열한 다툼은 사회적 비용이 무척 큼에도 불구하고 창출되는 가치는 거의 없다.
사람들이 그런 위치재들의 재분배에 기를 쓰고 참여하는 정치가들을 부러워하면서도 약간은 그러나 진정한 경멸을 품는 것.
가치를 창출하는 학자들과 예술가들을 높이 평가하는 까닭이 거기에 있다.
나는 문화에서 이런 면들을 발견한다.
어떤 목적이란, 결국 반론과 반박에 치닿는 것이며, 예술은 그 선두에서 맞서 싸운다.
그러한 면을 잘 끄집어낸 두 권의 책 <도가니>와 <양을 쫓는 모험>이 내게 현실을 자각할 수 있는 힘을 키워줬다.
그리고 다시 현실을 생각해보게 됐다.
현실에서 세속적 성공은 물론 중요하며, 살아가고 뜻을 이루는데 사회적 위치는 결정적으로 중요하다.
너무 낮은 자리를 차지하면, 당장 살아나가기 어렵고 뜻을 이루는 일은 더욱 어렵다.
궁핍은 예술적 창조에도 학문적 발견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물론 자식들을 낳아 기른다는 생명체들의 기본적 임무도 제대로 해낼 수 없다.
비록 우리의 천성이 사회적 위계를 크게 인식하고 위계 안에서 높은 자리를 차지하는데 모든 힘을 쏟도록 되었더라도 말이다.
우리는 의식적 노력을 통해서 그런 천성을 억제할 수 있는 인간이라는 존재들이다.


요즘 방영되고 있는 TV드라마 <사랑을 믿어요>에서 할머니 역할의 나문희가 말이 설득력있다.

"피조물끼리 이 험한 세상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서로를 위로해 주는 것 밖에 없다"


<도가니>의 저자 공지영이 추구하는 정신도 이러한 것이 아닐까 생각한다.
<양을 쫓는 모험>의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도 인간이 인간을 사랑한다는 것에 끊임없이 질문한다.
인간이 인간에게 할 수 있는 것은 혼자가 아닌 서로가 함께하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세속적으로 현명한 삶이 유난히 추구되는 우리 사회에선 그런 노력이 특히 절실하다.
수많은 작가와 음악가와 철학가들이 책을 통해 혹은 음악을 통해 또는 영화를 통해 말하는 것의 핵심이다.
결국 세상에 나 말고도 많은 사람이 살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그들이 그런 사람으로서의 손을 내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잘못된 길이면 돌아가라고 충고해주고, 혼자 잘사는 방법만 연구하다가 고독해짐을 가르쳐주기도 한다.

 

사르트르는 <구토>의 성공 이후 말했다.

"배가고파 우는 아프리카의 굶주린 아이들에게 내 책은 한 조각 빵의 무게도 나가지 못했다"

장 리카르두는 이렇게 반박했다.

"어떻게 빵과 문학 작품을 같은 저울에 놓을 수 있는가.
배고픈 아이에게 빵을 주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사는 세상에 배고픈 아이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추문으로 만드는 것이 작가다"


 

모든 것은 그 추문을 목적으로 탄생한다.
예술과 문화의 기능은 이 세상에 존재하는 불의를 추문으로 만드는 것이며, 그것들은 보기보다 훨씬 중요하다.
불의한 질서가 무너지려면 먼저 그것이 추문이 되어야 한다.
많은 작가들과 감독, 미술가, 음악가, 철학가 누구든...
이들이 추문으로 만드는 것은 실은 사회적 약자 혹은 대중, 일반인들의 실상을 잘 알면서도 그것을 외면하는 우리 자신의 마음 상태다.
깊고 거대한 악을 우리 마음이 받아들일 수 있는 모습으로 만들어 우리 앞에 내놓는다.
우리의 마음을 느닷없이 방문하여 후벼파고 든다.
그것이 책의 힘이며, 문화의 힘이다.
나는 공지영이라는 작가와 무라카미 하루키에게서 그런 힘을 키워내고 있다.

Posted by eunjung